나미비아의 밤하늘
- Astronomy/Gallery
- 2020. 2. 20. 23:37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끄러운 이 시국에 귀를 막고 나미비아를 다녀왔습니다. 처자식은 집에 남겨두고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혼자 여행을 떠나본지가 13년은 된 거 같습니다. 다행히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8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여행기는 뒤로 미루고 일단 밤하늘 사진 몇 장을 올려볼까 합니다.
2020년 2월 11일 22시
나미비아 세스리엠 캠핑장 남쪽 하늘
X-T3, 16mm, F/4, 13s, ISO3200
아프리카로 떠났던 이유 중에 하나는 사막이었습니다. 사막에서 캠핑을 하면서 별들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밤새 바라보다 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필, 밝은 보름달이 초저녁부터 뜨는 시기이기도 했고, 우기인지라 어딜 가나 구름 많았고 비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다는 남십자자리 정도 확인하고 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구름과 달빛 사이로 밤하늘을 담아보았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우상단 귀퉁이에 대마젤란 은하가 보입니다. 남십자성과 함께 남반구의 대표적인 천체로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라고 합니다. 어두운 하늘 아래서는 맨눈으로도 확인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아쉽게도 직관은 하지 못했습니다. 술 마시느라 보지 못한건지 달이 밝아서 보지 못한건지는 노코멘트.
그리고 흐리멍텅한 겨울철 은하수 사이로 가장 붉게 빛나는 부분이 용골자리 대성운입니다. 앞에 '대'자가 붙은 이유가 있는 거 같습니다. 크고 멋드러진 녀석입니다. 그 주변으로 은색과 푸른색으로 옹기종이 모여 있는 세 개의 성단이 보입니다. 용골자리 대성운을 중심으로 90도 간격으로 벌어져 있는 녀석들입니다. 12시 방향에 있는 녀석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각 NGC3114, C102(남쪽 플레이아데스), NGC3532(소원을 비는 우물 성단) 성단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멋드러진 사진은 아니지만 남반구 하늘에 다녀왔다는 증거로서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분들과 같이 흔하디 흔한 구도로 은하수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처음 찍어보는지라 서툴렀지만 얼추 흉내는 낸 것 같습니다. 환한 여름철 은하수가 아니고 구름과 주변 가로등 때문에 다소 산만한 사진이 되어버렸지만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에 소중한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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