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가 알아야 할 광학 망원경의 종류와 특징

밤하늘 공부를 막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망원경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광학 망원경들은 빛을 모으는 방식에 따라 굴절 망원경(Refractors)반사 망원경(Reflectors)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빛을 모으는 원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굴절 망원경은 렌즈를 통과할 때 빛이 휘는 성질을 이용하며, 반사 망원경은 오목한 형태의 거울에 빛을 반사시켜서 한 곳에 모으게 됩니다. 굴절과 반사 말고 다른 방법으로 빛을 모을 수 있다면 새로운 망원경 개발이 가능합니다.

굴절과 반사를 둘 다 사용하는 카타다이옵트릭(Catadioptric) 망원경도 존재합니다. 어디나 혼종은 있게 마련이니까요. 복합 경통 혹은 반사-굴절 망원경이라고도 불리는 카타다이옵트릭 망원경에 대해서도 뒤에서 짧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굴절 망원경, 반사 망원경, 복합 망원경

 

 

굴절 망원경

망원경의 역사는 수차(abberation)를 제거하기 위한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차란 광학계를 거쳐 굴절 혹은 반사된 빛이 한 점으로 정확히 모이는 것이 아니라 약간씩 틀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다양한 수차가 존재하지만 먼저 굴절 망원경에서만 발생하는 색 수차(Chromatic abberation)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쌍안경이나 렌즈 카메라를 사용해 본 적이 있는 분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는 수차로 아래 이미지처럼 밝은 별 주변으로 푸른색의 헤일로가 번져 보이게 됩니다.

색수차, https://t.ly/6MKAx

 

색 수차는 렌즈를 통과할 때 휘는 정도가(굴절률) 빛의 색상(파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빨간색 빛 다발을 기준으로 초점을 잘 잡아놓아도 보라색 빛 다발은 굴절률이 다르기 때문에 초점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색 수차를 포함해서 다른 수차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잡아주느냐에 따라 굴절 망원경은 아크로매틱(Achromatic)과 아포크로매틱(Apochromatic) 망원경으로 나뉘게 됩니다.

 

아크로매틱 망원경은 보통 2매의 렌즈를 사용하여 빨간색과 파란색의 초점이 동일하게 떨어지도록 설계를 합니다. 색 수차가 현저히 줄긴 하겠지만 설계 특성상 빨간색과 파란색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의 빛들은 여전히 초점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차에 민감한 천체 사진 촬영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아크로 굴절, https://t.ly/bjdV7

 

아포크로매틱 망원경은 보통 3매의 렌즈를 사용하여 수차를 잡게 됩니다. 그중에 하나는 ED(Extra-low Dispersion)라 불리는 초-저분산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모든 가시광선 영역의 빛이 동일한 초점에 떨어지기 때문에 사진으로도 수차를 확인하기 힘든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천체 사진 촬영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추천되는 망원경이 바로 아포크로매틱 망원경들입니다.

 

아포 굴절, https://t.ly/9JrGY

 

여기서 알아야 할 수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곡면 수차(Field curvature)입니다. 굴절과 반사 망원경 모두에서 발생하는 수차로 상이 맺히는 초점면이 평면이 아니라 곡면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차입니다. 접안렌즈(Eyepiece)를 통한 직접 관측 시에는 눈 자체에서 어느 정도 동적으로 보정이 가능하지만, 천체사진을 찍는 경우에는 이미지 센서가 완전한 평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이미지 센서의 모든 구역에서 포커싱이 잘 맞는게 아니라 바깥쪽으로 갈수록 아웃포커싱이 발생하게 되면서 별상이 흐릿해지게 됩니다. 

곡면수차의 원인, https://t.ly/YX7JJ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드 플래트너(Field flattener)를 사용하게 됩니다. 필드 플래트너는 휘어진 초점면을 평편하게 펴주도록 고안된 탈착형 렌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망원경들 중에 설계 단계부터 필드 플래트너를 고려하여 경통에 내장된 형태로 나오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망원경들을 따로 페츠발(Petzval) 아포크로매틱 혹은 페츠발 경통이라고 부릅니다. 천체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는 최적의 망원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래트너나 리듀서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고, 광학적으로 더 우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페츠발 경통이 아니더라도 많은 망원경들이 전용의 플래트너나 리듀서를 같이 내놓고 있습니다. 가격과 자신의 취향을 고려해서 결정하시면 됩니다.

 

 

반사 망원경 

반사 망원경은 구조에 따라 뉴토니안(Newtonian) 망원경과 카세그레인(Cassegrain) 망원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른 형태의 반사 망원경도 많지만 위 두 가지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될거 같습니다. 시중에 흔히 팔리는 반사 망원경도 위 두가지로 혹은 그 변형으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뉴토니안 망원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수학자 아이작 뉴튼이 발명하였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처럼 오목한 모양의 주경을 통해 모은 빛을 편평한 사경을 통해 옆쪽으로 빼는 방식입니다. 구조상 광로에 사경과 사경을 고정하기 위한 구조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빛의 차폐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경이 커질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굴절 망원경에 비해 큰 구경의 망원경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뉴토니언 광로, https://t.ly/zMKBG

 

뉴토니언 경통에 일체형 경위대를 부착한 아래 사진과 같은 망원경을 특별히 돕소니안(Dobsonian)이라고 부릅니다. 돕소니언 망원경은 비교적 싼 가격에 제작이 가능하고, 큰 구경도 다루기 편하며, 운반하기도 좋아 아마추어 천체 관측용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안시 관측을 위한 망원경이 하나 필요하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돕소니안 망원경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관측지에 대포 모양의 돕소니언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돕소니언, https://t.ly/kq1V3

 

 

카세그레인 망원경은 주경에 의해 모아진 빛을 볼록한 모양의 부경을 통해 다시 주경 방향으로 반사시키는 구조로, 뉴토니언 망원경이 옆쪽으로 초점을 빼는 것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광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상의 차이 때문에 빛이 모아지는 지점(focal point)이 부경으로부터 더 멀리 위치해 있게 됩니다. 즉, 같은 크기의 뉴토니언 망원경에 비해 더 긴 초점거리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카세그레인 광로, https://t.ly/l8Rwq

 

반사 망원경도 각종 수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수차를 없애려면 오목한 모양의 거울로부터 반사된 빛을 정확하게 한 점으로 모아야 하는데 이런 거울을 설계하고 정확하게 가공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가장 간단한 형태이지만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구면경을 생각해 보면 반사된 빛이 한 점으로 모일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수차를 구면 수차라고 합니다.

구면경의 구면 수차, https://t.ly/zMKGX

 

포물면경(parabolic)은 구면경이 가지는 구면 수차를 해결한 반사경 형태입니다. 제작 난이도 때문인지 단가가 비싸기는 하지만 뉴토니언 망원경의 주경으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포물면경도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에 대해서는 초점을 한 곳으로 정확히 모으지 못하는 코마(Coma) 수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마 수차도 쌍곡면(hyperbolic) 형태로 반사경을 만들면 억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쌍곡면경을 주경과 부경에 모두 사용해서 수차를 잘 억제시킨 카세그레인 망원경을 따로 리치-크레티앙(Ritchey-Chrétien, RCT) 망원경이라고 부릅니다. 이 외에도 주경과 부경의 형태에 따라 고유한 이름을 가지는 카세그레인 망원경으로 돌-커크햄(Dall–Kirkham) 망원경이 있습니다. 돌-커크햄 망원경은 타원형 주경과 구형 부경을 가지는 카세그레인 망원경의 일종입니다.

 

 

카타다이옵트릭 망원경

거울(반사)과 렌즈(굴절)를 모두 사용하는 망원경들을 가리킵니다. 반사망원경에 어떤 형태로든 수차 제거를 위한 렌즈가 추가되었다면 카타다이옵트릭 망원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돕소니안에 코마 코렉터를 일체형으로 달았다면, 이것도 카타다이옵트릭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복합계는 구면경이 사용된 카세그레인 망원경에 수차 보정 렌즈가 추가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슈미트 카세그레인(Schmidt, SCT)막스토브 카세그레인(Maksutov, Mak) 망원경이 있습니다. 두 망원경의 주된 차이점은 경통 앞에 붙는 보정 렌즈 디자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천체 망원경 구입시 참고가 될 좋은 글이 있어서 링크를 달아봅니다.

 

[천체망원경 구입 가이드 1] 망원경을 사볼까? - 스페이스타임즈

이번주와 다음주 2주에 걸쳐 아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망원경을 사고싶은데 어떤걸 사면 되나요?\" \"추천해주세요~\"에 대한 답을 해보고자 합니다~망원경이 사고싶으신 분, 아이가 ...

www.spacetimes.co.kr

사진 지식 없이 덜커덩 망원경부터 구매했던 사람 중에 하나로서, 첫 경통을 사기 전에 읽어봤으면 참 좋았을 글입니다. 망원경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위 글을 읽어보시고 동호회도 하나쯤 가입하시어 한두달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망원경 없이도 당장 별 관측 가능합니다. 어두운 곳을 찾아가서 맨눈이나 쌍안경으로 관측하시면 됩니다. 게다가 크고 아름다운 망원경을 가지신 분들이 동호회에 많습니다. 그 분들 관측 나갈 때 따라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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