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4박 여행기 (2/2)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3일 차가 되었습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근처에 있는 아트-사이언스 박물관(ArtScience Museum)이 첫 목적지입니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봤습니다. 버스에 올라 요금을 당당히 지폐로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기사님이 제지를 하십니다. 알고 보니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살짝 당황해서 내려야 하나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기사님이 우리가 여행객이라는 것을 눈치채곤 친절하게 해결해 주십니다. 택시를 타면서도 느꼈지만 싱가포르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한 것 같습니다. 관광객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의식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에서도 생각보다 차가 많이 막히지는 않았는데, 알고 보니 싱가포르 정부에서 자동차의 총 대수를 관리한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권리증도 같이 사야 하다 보니 차를 살 때 드는 비용이 우리나라의 몇 배는 더 든다고 하네요. 덕분에 도로 상황은 쾌적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싱가포르에 있는 내내 안전하고 편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ilt-shifted 싱가포르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은 연꽃 모양을 한 건물입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전경을 사진으로 찍을 때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많이 봤던 녀석입니다. 이곳에서는 '퓨처 월드'라는 전시관만 방문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여서 그런지 키즈카페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딸이 굉장히 즐거워했습니다.

 

ArtScience Museum

 

 

다음 목적지는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불아사입니다. 차이나타운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을 겸 가봤습니다. 불아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처님의 성치가 보관되어 있는 절이라고 합니다. 향초 하나 꼽아드리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차이나타운 시장가를 지나서 한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꿔바로우와 가지 요리에 꽃빵과 볶음면을 섞어 주문했습니다. 싱가포르 맥주인 타이거 맥주도 빠질 수 없습니다. 여행을 와서는 낮술, 밤술 가리지 않습니다. 대신 적당히 한잔씩만. 메뉴에 어제 맛있게 먹었던 시리얼 프라운(Cereal Prawns)도 보였습니다. 시킬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불아사
차이나타운

 

 

저녁에는 나이트 사파리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전에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서 호텔로 돌아와 모두 낮잠을 한숨 잤습니다. 동물원까지는 도심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입니다. 사람이 많을 것 같아 개장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줄을 섰습니다. 덕분에 많이 기다리지 않고 2번째 사파리 트램을 탈 수 있었습니다. 야생동물들이 보통 야행성이기 때문에 활발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밤에만 개장하나 봅니다. 낮에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더워서 힘드니까요. 저와 딸은 동물을 좋아하는지라 무척 재밌었습니다. 야간 산책코스도 한 바퀴 쭈욱 돌았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라 딸이 살짝 무서워 하긴 했지만 저녁이라 그런지 힘들어하지 않고 잘 걸어주었습니다. 사파리 트램은 안 타더라도 야간 산책코스는 꼭 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동물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으니까요. 코스 중간에 사육사가 동물을 데리고 나와서 직접 설명해 주는 작은 무대도 있습니다.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조금 기다리더라도 놓치지 마시고 사육사와 동물들을 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4일째는 센토사에서 보냈습니다. 비보시티(Vivo City)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센토사에 도착해서 루지를 탔습니다. 강화도에서 더 긴 코스의 루지를 타봐서 그런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3번 타는 티켓을 끊었는데, 2번만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루지 타는 곳 옆에 아이플라이(iFly)라고 윈드터널에서 스카이 다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차라리 그곳을 가는 것이 나을 뻔했습니다. 루지는 강화도에서 타시면 됩니다. 다른 거 하세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서던 모스트 포인트(Southenmost Point)입니다. 아시아 대륙의 최남단이라고 하네요. 넓은 해변 중간에 로프로 만든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를 건너면 아시아 대륙의 최남단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3층짜리 전망대가 나옵니다.

 

아시아 대륙의 최남단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해협

 

 

점심을 먹어야 하겠는데 서던 모스트 포인트 주변에는 먹을 곳을 파는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탄종 비치에 비치 클럽이 있다고 해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탄종 비치 역으로 향했습니다. 셔틀버스가 무료이고 역간 거리가 짧아서 금방 도착합니다. 탄종 비치 클럽은 조그만 수영장도 갖추고 있어서 아이들 수영시키면서 식사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배도 채우고, 수영을 하면서 더위를 식힐 수 있었습니다. 혹시 몰라 수영복을 챙겨 나왔는데 참 잘한 거 같습니다. 타월은 렌탈이 가능하긴 한데 10달러나(한화 9,000원) 줘야 하니 타월도 하나 챙겨가시면 좋을 듯합니다.

 

탄종 비치 클럽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저녁은 레벨 33(LeVel33)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금융센터 빌딩에 있는 식당인데 뷰가 아주 좋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야외 발코니에도 테이블이 있어서 바람을 쐬며 식사가 가능합니다. 날씨 좋은 날로 잘 골라 예약을 하면 야외에서 환상적인 식사를 할 수 있을듯 합니다. 미리 예약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우리 가족은 실내 테이블에 앉아서 이것저것 시켰습니다. 메뉴를 하나 잘못 골라서 술안주를 시키는 실수도 했네요.

금융센터에 있는 식당이다 보니 말끔한 정장 차림의 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분위기가 불편했는지 아니면 여행이 고되었는지 딸이 몸이 안 좋다고 해서 식사 도중에 나와야 했습니다. 남은 음식은 싸 달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딸은 토를 한번 하더니 시원하다며 금방 컨디션을 되찾았습니다. 숙소에서 남은 음식을 꺼내 먹으면서 편하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보냈습니다.

 

레벨33에서 바라본 마리나 베이 샌즈


다음날 아침, 토스트 박스(Toast Box)에서 카야 토스트로 배를 채우고 공항을 향했습니다. 카야 토스트로 유명한 나라에 왔으니 한번 먹어봐야겠지요. 수란 2알을 포함한 트레디셔널 카야 토스트(Tranditional Kaya Toast)가 가격이 저렴하고 아주 괜찮았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밥이 먹고 싶다는 딸을 위해 바쿠테 집을 찾았습니다. 창이 공항 터미널과 연결된 쥬얼(Jewel)이라는 쇼핑 단지에 있는 송파(Song fa) 바쿠테에서 잘 먹고 나왔습니다. 쥬얼이라는 쇼핑단지는 나중에 찾아보니 공항에 미리 와서 짐을 부쳐놓고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어서 Rain Vortex라는 이름의 인공폭포만 보다가 나왔습니다.

 

Rain Vortex. 마땅한 사진이 없네요.

 

 

친구네 집에서 맛있게 먹었던 프라운 롤(Prawn Roll)이라는 과자를 소개하면서 여행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비첸향(Bee Cheng Hiang)에서 만든 과자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으로 초대도 해주고, 여러 가지 싱가포르 특산품들과 먹을거리를 모아서 선물로 준 친구와 제수씨가 참 고마웠던 여행이었습니다.

 

맛있는 Prawn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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